모든 경험은 교육적인가?

이 포스팅은 존 듀이(John Dewey)의 민주주의와 교육 (Democracy and Education)을 읽고 쓴 요약입니다.


“오늘의 학생을 어제의 방식으로 가르친다면 우리는 그들의 내일을 빼앗는 것이다.” – 존 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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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한 분야의 아이디어와 자극이 다른 분야의 진일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 비즈니스와 교육이 그 예이다. design thinking이, facilitation이, lean process가 현재 교육이 만난 한계를 돌파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양 분야의 상호 존중없이는 냉소적 청취나 초대 받지않은 손님만 만들 것이 자명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한때는 학생이었고 그 중 많은 사람은 학부모이거나 학부모가 될 것이기 때문에 교육이라는 분야는 누구나 전문가인양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주제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과 중요성상 ‘맥주 마시며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흉보듯’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교육이란 무엇인가?’ 그 질문의 뿌리에 있는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축구가 안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잠깐의 구글링 끝에 나는 철학자이자 사상가,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를 읽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대 교육학과의 이홍우 교수께서는

“만약 현대철학을 플라톤의 주석이라고 한다면, 현대 교육학은 ‘민주주의와 교육’의 주석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라고 하셨을 정도이다.

듀이 사상의 핵심 단어를 뽑자면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핵심으로 만들어주는 전제는 다음 두가지이다.

  1. 이론은 실제에서 파생되면 실제에 적용되는 한에서 가치를 가진다.
  2. 이론과 실제의 괴리는 사회적 계층분열을 반영하며 그것을 영속시킨다.

내가 이해한대로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모든 학문은 실용적 목적, 즉, 써먹을데가 있어야한다.
  2. 실용적 목적이 없는 이론이 사회를 비민주적, 수직적으로 만든다.
  3. 그리고 이론과 실제의 융합은 ‘경험’이 만든다.

존 듀이에 따르면 ‘경험’은 ‘해보는 것(trying)’, ‘당하는 것(undergoing)’의 특수한 결합으로 구성된다. ‘해보는 것’은 학습자가 바라는 변화를 얻기위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고 ‘당하는 것’은 그 행동과 결과의 사이를 이해하는 것이다.

경험 = 행동 + 이해

그리고 이 ‘경험’을 추구하는 교육설계자 입장에서 고민할 점은 단일성과 통합성이다.

  • 어떻게 하면 경험이 충만하고 다양하면서도 그 단일한 정신을 잃지 않게 되는가?
  • 어떻게 하면 경험이 하나이면서도 동시에 단조롭지 않게 되는가?
  • 어떻게하면 폭넓은 조망을 가지면서도 일의 능률을 희생시키지 않게 되는가?

이 고민들의 해결책이자 경험의 질을 올리는 것은 바로 ‘사고’이다. 폭넓은 상황과 경험에 노출되되 특정환경에서 취한 행동과 그것의 결과사이의 관련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을 계속해서 수행하려면 결말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경험 → 행동 → 결말에 대한 관심 → 행동과 결과의 관계 이해

     이 사고의 절차를 통한 학습이 경험의 폭을 넓히면서도 단일성과 능률을 갖도록 돕는다면, 기존 수업방법의 가장 큰 오류는 학생들이 사고의 시작인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전제하는데 있다. 학습에서 사고의 질적 발전을 가져오려면 이미 밝혀진 사실이더라도 한 개인으로서 이전까지 파악되지 않았던 관계들을 발견하는 과정을 겪도록 해주어야한다. 그리고 학습을 ‘다른 사람이 집어넣어준 것을 차곡 차곡 쌓는 것’이 아닌 ‘원인과 결과, 사물과 사물간의 관계를 발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교사는 훨씬 쉽지만 보람있을 것이고 학생은 어렵지만 지적 생산의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학습설계자는 학생에게 사고를 자극하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 상황에 들어가서 학생/아이의 행동에 공감하여 결말에 대한 관심을 자극해야한다. 이로써 학습 상대역으로서 역할은 다 한 것이다. 행동과 결말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학습자가 할 일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사고란 無에서 생겨나는 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에 필요한 정보와 도구를 제공해주거나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는 점이다. 또 사고 끝에얻어진 아이디어를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 상황 : 학습자가 이미 경험 했을 만한, 실생활과 연결된 상황을 제시하거나 또는 학습에 필요한 폭넓고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마련
  • 행동 : 행동을 촉발하기위해 학습자가 상황에 대해 느낀 점을 공감하여 결말에 대해 관심을 자극
  • 도구 : 사고에 필요한 도구의 발견을 돕거나 추가 정보를 제시
  • 사고 : 사고과정에서 논리적 비약이나 오류가 있을 경우, 설명이 안되는 상황을 제시하여 다시 사고할 수 있도록 독려
  • 적용 : 학습자가 행동과 결과간의 합리적 관계를 이해했다면 이를 실 생활에 적용해봄으로써 체득할 수 있도록 함.

요약하자면 모든 경험은 교육적일 수 없고 경험을 교육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의 결과를 예측해보고 그 예측과 결과의 관계를 이해하도록 해야한다.


이 책에는 너무나도 인상적인 부분이 많아 아래 따로 나열합니다.

  • 교육은 사회의 발전과 개혁의 근본적인 방법이다.
  • 교과를 배우는데 있어 발전은 일렬로 늘어선 교과를 배워가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새로운 태도, 새로운 관심이 발달해가는 과정이다.
  • 학교 공부에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대부분의 원인은 학생에게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흡수하도록 강요하는데 있으며 스스로 관계를 발견하는 본성을 따르지 못하기때문에 마찰과 낭비가 발생한다.
  • 아이디어는 행동에서 나오며 행동을 더 잘 통제하기 위해 사용된다. 추리력과 판단력을 발달시키려고 하면서 행동의 수단을 선택하고 배열하는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그 결과 학생에게 제시되는 것은 임의적이고 무의미한 상징인데, 상징은 지적발달에 필요 불가결함에도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없이는 단지 ‘노력을 절약하는 도구’로만 쓰인다.
  • 관심은 힘이 성장해 간다는 신호이자 징후다. 관심이 있다는 것은 능력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이며, 교육자는 아동의 관심에 부단하고 세밀한 관찰을 해야한다.
  • 현재 아동의 학습을 위해 들이는 노력의 90%만 올바른 심상(imagery)을 형성하는데 쓴다면 가르치는 일은 엄청나게 촉진될 것이다. 수업을 준비하고 자료를 제시하는데 들이고 있는 시간과 노력을 학생 ‘심상형성능력’ 훈련에 써야한다. 교사는 아동이 경험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가지 교재내용에 관하여 명확하고 선명한 심상을 계속적으로 형성, 확대해 나가도록 돌보아 주어야한다.
  • 현재의 교육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학교가 사회생활의 한 형태라는 근본적 원리를 무시한다는데 있다. 학교를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곳, 공부를 가르쳐주는 곳, 습관을 형성해주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차 다른 어떤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의 과정 그 자체가 교육이어야 하고 이렇게 배운 것이 학생의 현재 생활경험의 일부가 되어야한다.
  • 따라서 자극과 지침이 지나치게 교사로부터 나오지않도록 해야하며 교사가 아동에게 관념을 주입하고 습관을 형성하기보다는 학생이 경험할 상황을 선정하고 올바르게 반응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한다. 특히 학교에서의 훈육은 사회생활/제도전체에서 나와야하지 직접 교사에게서 나와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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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ry0906에 대하여

I help individuals, organizations, and companies solve their own pressing problems in innovative and human-centered ways. As an avid problem-solver with abundant social innovation experiences, I think about how organizations adopt new practices, methodologies, and mindsets and drive change. I have particular interest in non-profit sector, where considerable constraints challenge innovative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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