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에 대한 오해(Creativity@Work)

피카소라면 창의적인 지식근로자가 되었을까?

창조경제가 요즘 주요 화두이긴 하지만 창조경영, 창의적 조직문화에 대한 얘기가 업계에서 회자된지 어언 6~8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 사이에 창의적/창조적 비즈니스의 정체가 얼마나 더 밝혀졌는지는 의문이다.

(구글 트렌드나 네이버 트렌드에서 관련 단어를 검색해보면 주요 기업의 신년화두에 언급될 때만 기사/검색량이 늘었다가 다시 줄어드는 것을 6년동안 반복하고 있다.)

만약 새로운 사조인 큐비즘을 탄생시키며 가장 창의적인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 그가 직장인이었다면,

Pablo Picasso from pablopicasso.org

 

피카소는 ‘창의적 지식근로자’가 되었을까?

창의성이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한명의 천재가.

고독하게.

지구를 구할 (또는 멸망시킬).

무언가를 만드는 것.

홀연히 나타나 화이트 보드 앞에서 회사의 미래를 구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혼자 슥슥 그려내 본 적이 없는 우리는 결코 다가올(?) 창조경제의 낙오자 신세를 기다려야할까?

그러나 다행히 근본적 이유로 Creativity@Work와 Artists’ Creativity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갖는다.

그 이유는 예술에서는 아티스트의 의도를 공감하려고 대중이 노력하지만, 비즈니스는 소비자의 공감을 얻으려고 기업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에서의 창의성은

  • 천재일 필요도
  • 고독해야할 필요도
  • 지구를 구할 아이디어일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비즈니스에 있어서의 창의성을 갖기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1. 호기심, 지식의 출발선

Curiosity from sociology is science

소셜네트웍이 생활이 된 이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 천재가 되지 않아도 다른 천재들이 해놓은 것을 쉽고 당당하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창의력을 내 ‘지식’으로 만드는데 필요한건 ‘호기심’ 뿐이다.

2008년 가을, 회사 앞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데, 주문한지 한참이 지나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항의를 하려는 순간, 매니져가 나타나서 “많이 기다리고 계시죠? 제가 지금 확인해보니 약 5분정도 더 걸린다고 하네요. 그 사이 빵을 좀 더 준비해드릴까요?” 라고 묻는게 아닌가?

그래서 독심술이라도 하는 것인가 너무 놀라워 ‘호기심’을 가지고 그 매니져에게 다시 여쭤봤다. 그러자 그 매니져가 이야기 해주길, “저희 내부 조사에 따르면 주문한지 평균 16분이 지나도록 반응이 없으면 고객님들이 항의를 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POS에 주문을 넣고 16분동안 서빙이 되지않으면 그 테이블이 화면에 붉은 색으로 표시됩니다. 테이블이 빨간색으로 표시되면, 저희는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는지 확인을 하고 안내해드리도록 되어있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런 힘을 들이지않고 유사한 제도를 우리 회사가 관리하는 센터에 적용해서 대기 고객의 만족도를 개선한 적이 있다.

그 프랜차이즈에 고용된 천재들이 고객의 심리와 행동과 반응을 모두 연구해 내놓은 숫자 ’16분’은 그냥 묻기만 해도 얻을 수 있었다. 호기심은 알고자 하는 욕구고 그래서 지식의 출발선이다. 2013년인 지금은 심지어 레스토랑 매니져에게 물을 필요도 없어졌다.

얼마전 Twitter를 시작한 빌클린턴(@billclinton) 전 대통령이 말하길,

그러니 twitter를 시작하시고 속해있는 분야의 천재들을 follow 하기만 하면된다.

2. 네트워크, 새로운 시각이 주는 환기

network20of20people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을 수록 내가 하는 일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기 어렵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창의적 문제정의 능력에서 비롯되는데 해당분야에서의 전문성이 올라갈수록 이런 신선한 해석이 어려워진다. 그래서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시각을 빌리는 것이 중요하다. 엄청 오래된 케이스긴 하지만, 이 업종간 벤치마킹의 유명한 사례중 하나로 멕시코의 시멘트 회사 Cemex 사례를 들 수 있다. 요약하자면 멕시코의 시멘트회사인 CEMEX가 긴급한 시멘트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주문을 배정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법을 Houston 911의 긴급 신고전화 처리방식에서 배웠다는 사례이다.CEMEX의 경영성과는 당연히 현격하게 좋아졌다.

업무에서의 창의성은 이처럼 ‘고독한 고민’ 끝에 나타나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의 시각에서 피드백 받을때 창의적 문제 정의를 위한 ‘주의환기’가 가능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새로운 분야의 동호회·페북그룹·강연회에 참가해 내가 하는 일을 알리고,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고 그들과 나의 고민을 나누었을 때 “어! 그거 우리가 하는거랑 비슷하네!” 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분명 귀담아 들을 것이 있을 것이다.

3. 이니셔티브, 위대한 창의력의 작은 시작

stone soup from barnesandnobles.com

내 손으로 새로운 구상을 ‘일단’ 시작해 보는 것. 이 것 역시 업무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데 중요하다. 대부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좀 내봐!’라는 주문을 받으면 그 때부터 지구를 구할, 엄청나 스케일의, 한 방에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줄, 전인미답의, 신출귀몰한 아이디어를 짜내기위해 고민한다. 그러나 이렇게 혼자 고민해서 나올 아이디어였으면 그렇게 주문했을 리도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은, 남들이 “이거 뻔한 거야.”, “다 고민해봤던 거야.”라고 할때 “그래도 뭔가 새로운 breakthrough를 만들면 그 결과가 엄청 멋지지 않겠어?”라며 작은 시작을 하는 것이다.그러면 내 작은 아이디어에 또 작은 아이디어가 더해져 종국에는 위대한 창의적 아이디어로 변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얼마전 조성문 님이 소개해주신 Stone soup (돌국) 이야기에서 배운 교훈에 그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다. 창의력이 필요한 문제에 작은 돌파구를 만들고 그 일의 중요성과 그 문제의 해결이 가져올 멋진 모습을 공유하는 것. ‘업무에 있어서의 창의성’을 갖는 마지막 방법이다.

이렇듯 업무에서의 창의성은 예술가의 그것과 달리 천재일 필요도, 혼자 고민할 필요도, 지구를 구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예술가인 피카소는 창의적 지식근로자가 되었겠는가?

답은 아마도 ‘그렇다.’일 것이다.

피카소는 회화 뿐 아니라 다양한 미술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도전했다. 조각과 판화, 그래픽아트를 비롯해 70대이르러서 도예에 관심을 가졌고, 무대장치와 미술, 의상에도 참여했다.

우디앨런의 영화 Midnight in Paris에서도 보았다시피 피카소 역시 Gertrude Stein, 헤밍웨이 등 동시대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거트루드 스타인으로부터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했다.

그리고 큐비즘이란 작은 엄청난 (천재니까..) 돌파구를 통해 후진들에게 영감을 주고 결과적으로Orphism, RayonismFuturism 등을 잉태시켜 르네상스 이후 한동안 미술계를 장악하던 사실주의를 몰아냈다.

이렇게 앞서 밝힌 세가지를 갖췄으니 아마도 그는 창조적 지식 근로자 였을 것이다.

자 이제 우리도 창의적 지식근로자가 되기 위해

1) 트위터를 시작하고 2) 새로운 모임에 참가하고 3) 나의 작은 시작을 알릴 채널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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